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 (자가격리 우울증 해소)

[천자 칼럼] '코로나 블루' 잡는 '마음 백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누적 자가격리자가 5만 명을 넘으면서 ‘코로나 블루(blue·우울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상담 건수만 한 달 새 3만 건에 이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03년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캐나다 토론토병원 의사는 ‘스트레스 백신’을 제안해 주목받았다.

 

서울시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 의사들이 당시의 스트레스 백신을 활용해 내놓은 ‘마음 백신 7가지’가 눈길을 끈다. 이는 자신을 믿고 응원하는 격려 백신, 좋은 일을 해나가는 긍정 백신, 위생수칙을 지키는 실천 백신, 바이러스 특성을 제대로 아는 지식 백신, 감염이 곧 끝난다는 희망 백신, 보건소와 진료소 등을 알아두는 정보 백신, 심신과 사고의 치우침이 없는 균형 백신이다.

 

마음의 위안은 일상에서 얻을 수 있다. 우선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보자. 청각의 즐거움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고립감과 불안증을 줄여준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산소를 많이 들이마시면 순환기에 활력이 생긴다. 독일 의료진은 합창 공연 참가자의 면역력이 평소보다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좋은 그림과 영화를 감상하면 시각적 즐거움이 커진다. 요즘은 미술관과 극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그림은 부드러운 이미지로 우리 내면을 어루만진다. 영화는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건드리는 공감각 작용으로 기쁨을 선사한다. 명작의 여운을 즐기면서 잠깐씩 햇볕을 쬐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까지 늘어난다.

 

책을 통해서는 문학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슬픈 작품을 읽고 흘리는 눈물에는 불안·긴장감을 줄여주는 ‘카타르시스(정화)의 묘약’이 들어 있다. 슬퍼서 흘린 눈물은 위로가 되고, 기뻐서 흘린 눈물은 환희가 된다. 눈물의 세정 작용 덕분에 ‘비누로 몸을 씻고 눈물로 마음을 씻는다’는 말도 생겼다.

 

마음이 무너지면 몸이 함께 무너진다. 어려운 때일수록 좋은 노래와 그림, 영화, 책으로 영혼과 생각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그래도 우울을 떨쳐버릴 수 없다면 미국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문을 음미해보자.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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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길어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코로나블루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covid19 심리지원단 의사들이 내놓은

'마음 백신 7가지'가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일상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며, 그림이나 영화를 감상한다.

책을 읽으며 문학 치유를 얻을 수도 있다.

마음이 무너지면 몸이 함께 무너진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 우리의 영혼과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활동이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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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설들 - 고두현 논설위원 (한국 경제)

 

 

‘작은 미생물이 지구를 뒤집고 있다. 그것은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지고 기존의 규칙들을 바꾼다. 다르게, 새롭게…. 서방 강국들이 해내지 못한 것을 이 조그만 미생물이 해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아프리카의 한 시인이 썼다는 글의 일부다. 출처가 불분명한 데도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이를 전파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9년간 내전을 이어온 시리아와 리비아에서 총성이 멎었다. 5년간 10만 명 넘게 사망한 예멘에서도 전투가 중지됐다. 예멘 내전에 개입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주말 휴전을 선언하면서 예멘에 지원금 5억2500만달러(약 6300억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라는 ‘작은 미생물’은 강력범죄도 줄였다. 치안이 나쁘기로 유명한 엘살바도르의 살인율이 절반 이하로 내려갔고, 아르헨티나의 강도 건수는 90% 급감했다. 미국 시카고의 마약 범죄율도 하락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악명 높은 갱단은 싸움을 멈추고 주민들의 식량 배급을 돕고 있다.

감염병의 진원지이자 ‘세계의 굴뚝’인 중국에서는 석탄 소비가 줄어 공기가 맑아졌다. 미국 연구팀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3300여 명 발생하는 동안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2000여 명 줄었다”며 이를 ‘건강 이득(health benefits)’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오염도 역시 지난달 기준으로 43% 개선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되레 호황을 누리는 업체들도 있다. 게임을 질병으로 여기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으로 게임을 권장하면서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WHO가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한 지난달 11일 이후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콘돔 등 성인용품 판매량이 세 배 늘었다.

코로나19는 정치·외교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예비선거에 우편투표가 등장했다. 한국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26.69%)를 기록했다. 여야 모두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분산투표 효과가 컸을 것이다

과거사 갈등을 겪는 한국과 일본이 전세기를 공동으로 빌려 자국민을 귀국시킨 사례도 등장했다. 필리핀과 케냐, 마다가스카르에 있던 일본인들은 최근 한국이 마련한 전세기에 ‘합승’해 무사 귀환했다. ‘인류 공동의 적’인 작은 미생물 때문에 일어난 역설의 단면들이다.

[요약]

 

코로나19라는  작은 미생물이 기존의 질서를 바꾸고 새롭게 재정의하고 있다.

오랜기간 해오던 어느 나라의 전쟁을 멈추고, 범죄율을 낮추고 있다.

공장가동률을 줄여 대기오염을 낮추고 그로인한 사망률도 낮췄다.

많은 이들이 힘든시기를 보내는 와중에 게임산업이나 성인용품 업체는 

호황을 누리기도 한다. 또한 각국의 정치, 외교 지형까지도 바꾸고 있다.

이 모두가 '인류 공동의 적'으로 등장한 코로나19라는 

작은 미생물 때문에 일어난 역설적 단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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