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5.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빡빡머리를 흔들며 덜렁대던 중학교 시절…
후텁지근한 여름날 오후 미술 수업은 나에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키가 작고 통통한 20대 중반 정도로 기억되는 미술 선생님은 그 날 교실로 들어오실 때 특이하게도 카세트 플레이어를 한손에 들고계셨다.
미술 시간에 왠 카세트 플레이어? 아이들은 어리둥절 했다.
선생님께서는 오늘은 노래를 듣고 떠오르는 느낌을 그림으로 그리는 상상화 시간이라고 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어쿠스틱 기타선율과 함께 풀벌래 우는소리가 들리고
멀리서 아스라하게 개 짖는 소리도 들린다…

아마도 내 기억에 나는 도화지위에 검푸른 하늘에 수많은 별을 촘촘히 새겨넣고
넓은 들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보는 내 모습을 그렸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멀리 마을도 그리고 개도 그리고 근처 수풀에서 우는 풀벌래들도 그렸다.
내 도화지 위는 1차원적인 밋밋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지만 노래를 듣는 내 머릿속은
여름밤의 풀내음와 함께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팔을 베고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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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다양한 뮤지션의 노래를 들어왔고 듣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별이 쏟아지는 검푸른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장 먼저 이 노래가 떠오른다.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이제와서 찾아보니 이 노래는 1989년에 나온 노래다.
요즘 노래들이 3분 내외의 길이를 갖고 있는 반면 이 노래는 무려 6분 가까이 된다.
하지만 6분이 전혀 길지 않게 느껴지게 만드는 것도 이 곡의 매력이다.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몰라도 30년도 넘은 이 노래는 지금 들어도 전혀
올드하다거나 촌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가사와 멜로디가 서정적이기도 하거니와 누구나 이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누군가가 한 명씩은 있어서가 아닐까...

오늘밤은 조용히 뒷 뜰로 나가 이 노래를 틀어두고
밤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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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은 이 노래를 아는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노래가 궁금해서 들어보길 원하신다면 검색할 때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1989)로 검색하길 바란다.(5분56초 짜리)
몇 가지 버전이 있는데 거의 비슷하지만 이게 가장 괜찮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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