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3. 내가 만약 내일 죽는다면 후회할 것 같은 일들을 적어주세요.




[후회 :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치는 것.]

이라고 사전에서는 정의 하고 있다.
잘못도 잘못이지만 내가 알고 있던 후회는
뭔가 하려 했던것을 못했거나
충분하지 못해거 그게 자꾸 생각나는
감정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치는 것
이라고만 정의를 하니
지난 나의 잘못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죽음과 연관해서 그것도 내일…
하긴 나는 평소에도 죽음을 자주 생각한다.
내 책상 한 켠에는 시꺼먼 해골 모형이 있다.
내 아이패드의 메인화면은
그래피티로 그린 화려한 해골이다.
죽음은 항상 내 곁에 있으니 ‘지금, 여기, 나’에게
집중하고자 하는 작은 노력중 하나다.
부처가 말했다.
인간의 목숨이란 들숨과 날숨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실수 한 번이면 어찌될지
모르는게 사람 목숨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사실 죽음과 멀리있지 않다.
썰은 이쯤하고 그래서 나는 뭘 후회할 것 같나?
라는 질문으로 다시 돌아간다.


근데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내일 죽는다면 아쉽거나 못해봤던 것들이 떠오를것 같다.
올해 초 코로나 때문에 한국방문이 취소되어
양가 부모님께 딸을 보여드리지 못한게 가장 아쉽다.
내년에나 보여드릴 수 있을런지…

음…정말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잘못 하나 하지 않고
살아온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그게 후회되지 않을 뿐.
그래 난 그냥 앞으로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로 하는게 좋겠어.
생각해보니 이렇게 사는게 좋은것 같다.
후회하지 말자.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자.

근데 내일이 되면
아! 이거 이거 쓸 껄 하고 후회되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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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2. 매일 평범하고 소중한 나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나의 하루는 5시쯤 부터 시작한다.

차고에 마련한 내 책상에 앉아 차를 마시며 아침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글을 끄적거리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책상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모아두었기에.

아침 운동겸 산책은 7시쯤 나간다.
햇살을 받으며 뛰며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예쁜 아침풍경을 스마트폰에 담는다.
하루를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해준다.

우리 네 식구가 식탁에 모여 아침을 먹는다.
몇 가지 시리얼에 그릭 요거트와 꿀을 섞어 먹는 아침은 몇 달째 먹고 있는데
질리지 않고 맛있다.

일을 가는 날은 운전을 하며 오디오 북을 듣기도 하고 강의를 듣기도 한다.
운전을 하며 생각에 잠기도 한다. 이 일을 벌써 6년 가까이 해오고 있다니
가끔 믿기지 않을 때도 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집에오면 보통 6시다.
조금 더 일찍 집에 오는 날이면 4살 된 아들과 함께 샤워를 한다
샤워 중에도 조잘조잘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넷이 모여 앉아 아내가 준비한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
아들은 “오늘 어땠어” 혹은
“어제 어땠어(?)” 라는 질문으로 이야기의 물꼬를 튼다.
그 날 있었던 이야기나 재밌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식사를 한다.

7시 반쯤에 아들을 재우는 것은 보통 내 몫이다.
함께 양치를 하고 아들 방에 앉아 그림책을 읽는다.
영어나 한국어로 쓰인 책을 보통 5권 정도 읽으며 이야기를 한다.
아들은 침대에 누워 손바닥에 뽀뽀를 하고
콧바람으로 흥~~ 하며 나에게 날려 보낸다.
나도 똑같은 방식으로 화답하고 내일 보자는 인사와 함께 방을 나온다.

새벽에 이어 한 두 시간의 차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아내와 강의를 듣거나 서로 각자의 공간에서 시간을 갖는다.

-


이렇게 쓰고보니 정말 특별할 것 없는 매우 평범한 일상이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날이면 매일 반복된다.
허나 지루하거나 식상하거나 재미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마도 아이들과 함께 아내와 나도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고
이 생활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후 나를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본 적은 거의 없었던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의식적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이 생활을 즐기는 사이 미미하지만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느끼게 된다.

우리 가족의 성장과 함께 이 일상도 조금씩 변해가리라.
세상 모든것, 변치않는 것은 없기에.
부디 나에게 주어지는 소소한 일상의 의미와 소중함 만은 변치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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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7. 나의 약한점을 극복해 본 적이 있나요? 그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아…나의 약한점을 극복해 본 기억이 있을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나의 약한점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다운 노력을 해 본 적이 거의 없는것 같아서 좀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아내가 가끔 해주는 진심어린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받아들여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특히 아이가 생긴 후 부터 하고 있는 배움들은 부족하거나 약한점을
이겨내기 위해 하고 있는 나의 장기적인 인생 과제라 할 수 있다.
-

나의 약한 점을 써보자면 여럿이다.

나는 어떤 목표가 생겼을때 그것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진행 상황을 파악하는것이 부족하다.
우선 구체적 계획을 잘 세우지 않으니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게 쉽지 않다.
대충의 계획을 세우기는 하지만 그것을 진행 시키다보면
뭔가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름 만다라트나 마인드맵을 사용해 내 머릿속을 정리하고
전체적인 계획을 그려보려 하고 있다..
아직 배우고 연습하는 단계라서 잘 되지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는다.

나는 공감능력이 부족한 편이다.
상대방의 심정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있다.
이건 세상에 대한 관심 혹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많지 않은
나의 성격과도 이어지는 부분일지 모르겠다.
그에 반해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부분에는 너무 깊이 빠져드는 성향도 있다.
지금의 아내와 결혼 전 사귈때에도 그런 말을 여러번 들었으며
그로 인해 벌어진 일로 다툰적도 여러번 있다.
나는 내가 어느정도 개인적인 성향이며 공감능력이 조금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아내의 조언을 들어가며 조금씩 개선하고 있는 중이다.
나에게는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나 더 써보자면 적절한 타이밍에 내 머리를 비워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뭔가 하나에 빠지면 너무 몰두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나를 잘 몰랐었지만 나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면서 확실히 감지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 중요한 일에 대해서 그렇게 몰두하고 빠져들때도 있지만
가끔 정신 차리고 보면
“왜 중요하지도 않은 이런 일에 대해 에너지를 쓰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는 ‘하얗게 태우고 있다’는 말로 나를 깨워준다.
그래서 ‘도파민 디톡스’, ‘도파민 다이어트’ 같은 정보를 주워듣고
나에게 적용시켜 보려 힘쓰고 있다.
-

자기계발서나 성공에 대하여 말하는 책을 보면
부족한 점을 개발하여 평균이상으로 끌어올리기 보다는
자신의 장점이나 강점을 찾고 그것을 더욱 개발하여
탁월한 수준으로 만들어 내는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백 번 동의하는 말이지만 자신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 부족한 점을 알면서도
그것을 무시하고 모르는 척 방치하는것도 옳지 않은 행동이다.
진정 자신의 부족한 점이라고 느끼고 받아들였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부족한 점을 오히려
자신의 강점으로 만드는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노력과 개선이 이어질 때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신의 성장에 있어 진정한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

글을 쓰며 나에 대한 배움의 시간이 되어 좋았지만
주제에서 조금은 벗어난 글이 되어버렸다.
나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고 그 기분을 느낀 후
다시 이것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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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5.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빡빡머리를 흔들며 덜렁대던 중학교 시절…
후텁지근한 여름날 오후 미술 수업은 나에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키가 작고 통통한 20대 중반 정도로 기억되는 미술 선생님은 그 날 교실로 들어오실 때 특이하게도 카세트 플레이어를 한손에 들고계셨다.
미술 시간에 왠 카세트 플레이어? 아이들은 어리둥절 했다.
선생님께서는 오늘은 노래를 듣고 떠오르는 느낌을 그림으로 그리는 상상화 시간이라고 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어쿠스틱 기타선율과 함께 풀벌래 우는소리가 들리고
멀리서 아스라하게 개 짖는 소리도 들린다…

아마도 내 기억에 나는 도화지위에 검푸른 하늘에 수많은 별을 촘촘히 새겨넣고
넓은 들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보는 내 모습을 그렸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멀리 마을도 그리고 개도 그리고 근처 수풀에서 우는 풀벌래들도 그렸다.
내 도화지 위는 1차원적인 밋밋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지만 노래를 듣는 내 머릿속은
여름밤의 풀내음와 함께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팔을 베고 누워있었다

-

수많은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고 다양한 뮤지션의 노래를 들어왔고 듣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별이 쏟아지는 검푸른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장 먼저 이 노래가 떠오른다.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이제와서 찾아보니 이 노래는 1989년에 나온 노래다.
요즘 노래들이 3분 내외의 길이를 갖고 있는 반면 이 노래는 무려 6분 가까이 된다.
하지만 6분이 전혀 길지 않게 느껴지게 만드는 것도 이 곡의 매력이다.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몰라도 30년도 넘은 이 노래는 지금 들어도 전혀
올드하다거나 촌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가사와 멜로디가 서정적이기도 하거니와 누구나 이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누군가가 한 명씩은 있어서가 아닐까...

오늘밤은 조용히 뒷 뜰로 나가 이 노래를 틀어두고
밤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다.
.
.
.
어느정도 나이가 있으신 분은 이 노래를 아는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노래가 궁금해서 들어보길 원하신다면 검색할 때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1989)로 검색하길 바란다.(5분56초 짜리)
몇 가지 버전이 있는데 거의 비슷하지만 이게 가장 괜찮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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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나 스스로에게 투자해본 경험이 있나요?

#DAY 4. 나 스스로에게 투자해본 경험이 있나요?
나 스스로에게 했던 가장 큰 투자는?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를 호주 이민에 내 삶을 투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라 함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거기에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리스크가 클수록 얻는 것이 클것이며 리스크가 적을수록 얻는것도 적다.
나 역시 맨땅에 헤딩하듯 이민을 생각했을때 리스크를 감수 했어야 했다.
호주에서 영주권을 얻을 수 있을지 전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하지만 이민에 실패한다고 해도 분명 거기서 얻어 올 수 있는것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동반자와 함께 몇 달을 의논한 후 투자를 결정했다.
나는 군대를 마친 후 20대를 여러 나라들을 돌며 모험과 방랑으로 보낸 경험이 있다.
이것이 이민이라는 종목에 대한 투자에 앞서 여러번의 작은 모의 투자였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이민이라는 리스크가 큰 투자를 한지 만 8년차가 되었다.
직접적인 득실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아직까지의 투자 성적은 아주 좋다고 자평한다.
감사하게도 5년만에 영주권을 얻었으며 사랑스러운 두 아이까지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이민와서 힘들었던 지난 시간까지 포함하여 호주 생활에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투자는 아직 끝난게 아니다.
계속해서 이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내가 원하는 그림 속으로 가기위해 애쓰고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그 노력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투자가 실패로 끝나지 않도록 나와 이 투자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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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요.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 봅니다.



내 인생에 있어 가장 많이 행복에 대해 생각을 하고
행복을 실감하며 살고 있는 시기다.
예전에는 행복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을 해 본적이 별로 없었던것 같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일만을 하고 거기에 만족하며 살았기에
특별히 행복하다고 생각해보지 못했고 불행하다고 느껴본적도 별로 없었던것 같다.

그러던 내가 호주에 와서 정착을 하며 나의 삶은
자연스럽게 단순한 삶으로 조금씩 변화되어갔다.
한국에서 지낼 때와 비교해서 가까이에 지인이 별로 없다.
개인적인 약속은 일 년에 한 두 번 명절처럼 나에게 다가온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거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살지 않게 되었다.
자연히 나의 본질에 집중하는 삶으로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면서 내 삶에서 사소한 것들로부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조금씩 생기게 되었다.

나에게 기어오는 딸을 들어올려 품에 안을때
살며시 코로 느껴지는 아가냄새를 맡을 때 행복하다.
일을 마치고 집 앞 잔디밭에 차를 세우면 아들이 맨발로 뛰어나와
“아빠~”하고 부르며 안길때 행복하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하고, 라이딩을 할 때 행복하다.
일끝나고 집에 오는 고속도로에서 오묘한 색의 노을을 볼 때 행복하다.
햇살이 좋은 날 평화로운 호주의 풍경들을 눈에 담을때도 행복하다.
고요한 새벽 책상에 앉아 책장을 넘길 때 행복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카메라의 뷰파인더에서 들여다보고 있을때 행복하다.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어느 순간에 셔터를 누를 순간을 기다리는 시간이 행복하다.
조용한 밤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카메라에 담은 사진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사진을 찍을때의 그 순간을 떠올릴때 행복하다.


나는 내가 살고 싶어하던 이 호주라는 나라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할 때 행복하다.


.
.
.
.

나에게 행복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했던 짧은 이야기를 옮겨봅니다.


행복은
이 세상이 처음 이루어졌을 때
인간에게는 행복이 미리 주어져 있었다.

그러나 천사들은
인간들이 얼마나 꼴불견이었겠는가?
보다 못한 천사들이 회의를 열어 결의하였다.
인간에게서 행복을 회수해 버리기로
인간들은 마침내 행복을 빼앗겼다.

그런데 그것을 어디에 감춰두느냐
하는 것이 천사들의 고민이었다.
한천사가 제안하였다.
"저기 저 바다 속 깊은 곳에 숨겨두면 어떨까요?"

천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인간들의 머리는 비상하오.
바다 속쯤이야 머지 않아 뒤져서 찾을 거요."

한 천사가 제안하였다.
"가장 높은 산의 정상에 숨겨두면 어떨까요?"

이번 역시도 천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인간들의 탐험정신은 따를 동물이 없어요.
그러니 제 아무리 높은 산 위에 숨겨 두어도 찾을 거요."

궁리하고 궁리한 끝에 천사장은 마침내 결론을 내었다.
"인간들의
각자 마음속 깊은 속에 숨겨 두기로 합시다
인간들의 머리가 비상하고 탐험정신이 강해도
자기들의 마음속에 행복이 숨겨져 있는 것을
깨닫기는 좀체 어려울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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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나의 어린시절을 추억해 봅니다. 나는 어떤 아이였나요?

나의 어릴적 모습을 떠올리면 보통의 남자아이들이 그러하듯

까불거리고 에너지 넘치는 아이였던 모습이 생각난다.

위로는 10살, 5살 차이가 나는 누나들이 있고 집안에서 막내 역할을 맏고 있었다.

나이 차이가 있어서 누나들과 함께 놀이를 한 기억은 많이 없다.

이미 사춘기가 지난 누나들의 눈에는 어린 아이였을테니까…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일로 바쁘시기도 했고 두 분의 육아 스타일이 그런 것이기도 했는지

늦둥이이자 막내인 나를 그리 많이 감싸고 돌지는 않으셨던 것 같다. 

이게 훗 날 나의 캐릭터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된다.

 

 

나의 어린 시절은 집에 있는 시간보다 재미와 놀이를 찾아서

언제나 대문 밖으로 뛰쳐나가는 아이였다. 

학교가 끝나거나 쉬는 날이면 동네의 큰 성당인 ‘남동성당’에 있는 놀이터에서

우리 동네 골목에 사는 또래 아이들과 미끄럼틀, 시소, 그네 등을 이용해서 놀거나

구슬치기, 딱지치기, 땅따먹기, 제기차기, 술래잡기, 숨바꼭질,

다방구, 오징어, 비석치기,그림자밟기,얼음놀이, 나이먹기 등

지금은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수많은 놀이들을 계절에 맞춰서,

그 때 그 때의 유행에 맞춰서 섭렵했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친구들과 동네 구멍가게에서

폭죽을 사서 어두워질 무렵부터 함께 사 모은 폭죽을 동네 공터에서 펑펑~ 신나게 터뜨렸다.

동네 코너길 끝자락 3-4층 되는 건물 지하에는 그 당시 쉽게 볼 수 있었던 동네 다방이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아랫쪽 지하 다방 입구에 폭죽을 던지고 도망가는 그런 스릴(?)을 즐기기도 했다. 

지하에서 ‘뻥~ ‘ 하며 터지는 폭죽 소리는 헐레벌떡 도망쳐

골목 끝 코너에 숨어있는 우리의 심장을  더욱 쿵쾅거리게 만들곤했다.  

 

여름에는 친구들과 잠자리채를 들고, 비닐 봉지 하나씩 옆에 차고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대학교 근처에 있는 개울가와 들로 메뚜기, 방아깨비 등 곤충들을 잡으러 다녔다.

잡은 놈들을 비닐봉지에 담아 돌아와서 친구들과 누가 누가 큰 놈을 잡았는지 비교도 하고  

누가 잡은 메뚜기가 더 무거운 돌멩이를 들 수 있는지 겨루기도 했다.

 

이렇게 밖에서 신나게 놀다보면 하늘은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었고 골목에서는

“누구야 밥먹어라~ “

하는 외침이 들리거나,

동생이 찾아와서 “엄마가 밥먹으래~”

하는 말을 남기고 쪼로롱 사라지곤 했다.

 

이렇게 어릴적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노라니

유년시절의 나는 활달하고 모험심 강하고 호기심도 강한 아이였다는게 생각난다.

이 시절 내 유년기의 즐거웠던 놀이의 경험들이 성인이 된 후

무엇인가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더 많은 모험과 가능성을 향해 나를 밀어넣어 볼 수 있게 만든 힘이 되지 않았을까.

 

지금 내가 여기 호주라는 나라에서 가정을 꾸리고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것도

즐거움과 설레임을 향해 선택한 결과이다.

아마도 앞으로 이어질 내 삶에서도 항상 즐거움과 설레임을 갖기위해 노력할 것이고

그 안에서 만족감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여정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

.

.

.

글을 쓰다보니 예전 어릴적의 나와 지금의 나를 이어주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나를 알아가는 여정을 계속해서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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